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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민영화-알기쉬운 경제이야기

by 경주사랑신문 2023. 3. 15.

어떤 산업은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생산규모를 갖추면 그 이상은 생산비가 점차로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일단 많은 돈을 투자하여 가스 파이프를 설치하면 도시가스를 제공하는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다. 이같이 생산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규모의 경제라고 한다.

투자재원이 충분한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생산규모를 늘리면 싼값으로 공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공급을 위해서는 배전선.송전선 등의 전력망을 전국에 깔아 놓아야 한다. 이런 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망 하나를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적은 데 반해, 신규사업자의 경우 처음부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여 새로운 망을 건설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전기회사는 싼값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전기 회사의 전기 값은 휠씬 비쌀 것이다. 결국 새로운 전기회사들은 가격 경쟁력이 없으므로 사라지게 되고 기존의 전기회사만 남아 독점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독점이 바로 자연독점인 것이다.

자연독점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방지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산업이 독점화되도록 하여 싼값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리는 것이 나라경제 전체적으로 득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독점 이득을 어떤 특정 기업에 주기보다는 국민 전체에 돌아갈 있도록 공기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람직하

더욱이 특정 민간기업이 독점하는 경우 그 사업자가 독점적 위치를 이용하여 가격을 과다하게 올릴 우려도 있어, 결국 산업의 특성상 자연독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민간 부문에 맡기기보다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공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연독점과 같은 불완전 경쟁 산업을 공기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공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재화나 서비스를 적절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즉 공기업은 비용 절감이나 시장 확보를 위한 노력보다는 주어진 생산량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공공 서비스 가격은 국민생활의 안정 때문에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싼값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서민들의 생활에 크게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게 된다. 더구나 물 · 전기 등 일부 공공 서비스는 낮은가격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업도 자체적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개선의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기업을 민영화시켜 시장의 경쟁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현재는 민간기업의 자본 동원 능력이나 경영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일반 국민의 생활수준도 향상되어 공공 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감당할 정도가 되었다. 기술도 발달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규모로도 공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 이렇게 더 이상 국가적인 투자가 불필요한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공기업을 민영화시켜야 할 것이다.

자료: 매일경제신문사 이야기로 배우는 B의 경제 199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