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재화의 속성에 대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정보가 부족한 사람은 질이 낮은 재화를 구입하게 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역선택' 이라고 한다.
중고차시장을 예로 들어 보자. 중고차를 파는 사람은 이 차를 사려는 사람에 비해 이 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능이 나쁜 중고차 소유자들이 성능이 좋은 중고차 소유자에 비해 차를 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겉만 멀쩡한 중고차를 사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중고차시장에서 차 사기를 꺼리게 되어 중고차시장에는 겉만 번지르르한 불량품(이를 ‘레몬(lem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만이 거래되거나 아예 중고차시장이 작동을 멈출 수도 있게 된다.
역선택의 문제는 또한 기업의 임금 결정에 있어서도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근로자의 질적 우수성에 대해서는 고용주보다 근로자 자신이 가장 잘 안다. 따라서 만일 어떤 이유로 고용주가 임금 인상을 유보하거나 혹은 임금수준을 낮춘다면 기술력이 뛰어난 숙련공과 같은 유능한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이 기업을 떠나 조건이 좋은 다른 기업에 취업할 것이다. 정보가 비대칭적인 경우, '주인(principal)'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수행하는 '대리인(agent)'은 주인의 이익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좇아 행동할 수 있다. 주인이 대리인의 행동을 일일이 감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도덕적 해이' 라고 한다.
예를 들어 고용관계에 있어 기업은 주인이고 근로자는 대리인이다. 이 경우 도덕적 해이 문제는 기업이 근로자의 행동을 완벽하게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직무를 게을리 유혹을 받는다는 데서 발생한다.
보험시장에서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가입 전에는 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보험에 가입한 후에는 사고에 대한 예방 주의를 예전보다 하지 않는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느 정도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사고가 나는 경우 어차피 보험회사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사고 예방 노력에 대한 이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문제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적절한 유인 등을 제공하여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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