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교복브랜드로 교복을 생산하는 3개 업체가 2001년 초 정부로부터 크게 혼난 일이 있었지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5억 원이라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일 말이예요. 한 벌에 7만 7,000원에서 11만 5,000원이면 적당한 학생복 값을 3개 업체가 서로 짜고 두 배 가까운 15만원에서 21만원까지 받아 왔던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교복 생산업체를 혼내 준 정부에 박수를 보냈지요. 그러나 정작 그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었어요. 바로 교복의 소비자인 학생들입니다. 물론 학부모도 빠질수 없지요. 학부모들이 어른 양복에 버금가는 브랜드 학생복 값에 반발해 한 두 명 모여 시작한 일이니까요.
학부모들은 이 일을 진행하는 도중 업체 측의 방해도 있었지만 물러서지 않았어요. 힉셍들도 유명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고 학부모들을 잘 따라줘 마침내 과징금 부과를 이끌어 낸 것입니다.
소비자는 이처럼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답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판매업소라도 소비자가 사주지 않으면 문을 닫을 지경까지 이르니까요.
우리나라에선 이 같은 소비자보호운동이 1960년대부터 시작됐어요. 산업화가 한창인 시기이다 보니 소비자 단체의 집단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컸어요. 그러나 그때부터 소비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없었다면 국내 기업들이 이만큼 국제경쟁력을 갖춘 모습으로 발전했을까요? 파리.뉴욕.도쿄.홍콩의 높은 빌딩옥상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네온사인 간판을 보면 얼마나 뿌듯합니까? 소비자의 잔소리가 품질관리나 신상품 개발에 채찍이 되지 않았을까요.
이젠 기업, 즉 사업자들도 소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기업마다 '고객만족 경영' '고객우선주의'를 외치잖아요. 고객 모니터를 활용해 돈을 들여가면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으려하고 소비자 불만도 신속하게 처리하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주권(consumer sovereignty)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이야 말로 시장을 통해서 국민이 정치적인 주권을 가졌듯이 시장경제에서는 소비자가 경제적인 주권을 쥐고 있다는 의미죠.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는 정치민주주의가 올바른 투표 즉 선거를 통해 달성되는 것처럼 경제민주주의는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 즉 소비행위를 통해 이뤄지는 것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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